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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 medi 의료칼럼 '이정복 톡톡튀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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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6-09-28 11:10 조회 9,21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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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의원
2006-09-21 18: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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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한 구석 자투리를 이용한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을 만드는 것도 의료봉사다.(사진은 오윤 작, 북춤)
갤러리 의원은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부속의원이 아니다.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 안에 있는 의원도 아니다. 박세리와 김미현의 골프 경기 관람하기를 좋아하는 골프광 의사가 차린 의원은 더더욱 아니다. 여기서는 화랑과 같은 분위기의 병원을 말함이다.
김비뇨기과의원의 김원장은 매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에는 일찍 진료를 마친다. 전날 포장해 실어 뒀던 물건을 승용차에서 운반한 후 병원 출입문을 잠가놓고 남몰래 다른 일을 한다. 그다지 넓지 않은 대기실에서 그림 5점과 조각 작품 2점의 교체전시 작업이다. 

잦은 방광염으로 김원장에게 2년째 단골이 된 피아노학원장 김선미씨는 그림을 좋아한다. 처음 병원 방문시에는 그저 인테리어로 몇 점 걸어 놓았나보다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3~4개월 마다 치료차 방문하면서 작품이 매월 교체되고 수준 또한 월등함을 알게 되었다. 이젠 아프지 않아도 월초(月初)에는 바뀐 그림이 궁금하여 병원을 찾는다. 

김원장은 10여 년간 나름대로의 안목으로 미술작품을 수집한 전문 컬렉터다.
이산부인과의원은 수년전 신축한 4층 병원전용 건물에 수술실과 입원실을 갖추고 있다. 사람들은 병원 입구에 처음 들어서면 무표정한 백색 벽면과 획일적인 인테리어, 청색 환의(患衣)를 걸친 환자와 흰 가운의 직원, 소독약 냄새 등으로 지레 마음이 무거워지고 얼굴에 그늘이 진다. 그러나 실상 이곳 입원 환자들과 가족 그리고 직원들은 선입견과는 달리 늘 활기에 차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올라서면 분위기가 새롭게 바뀐다. 전에 입원실이었던 한층 전 공간을 과감하게 뜯어내고 화랑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천정에 조명시설을 하고 바닥은 원목마루를 깔고 중앙에는 넉넉하고 편안한 소파를 갖추었다. 벽면의 강선에 매달린 작품들은 모두 지역작가들로부터 구입한 그림이다.

분만전후의 모든 산모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입원실에 누워있기보다는 때깔 나는 화사한 분위기의 이곳에서 그림을 보며 담소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자주 태교음악이나 클래식 음악을 깔아주는 화랑 겸 휴게실의 크기는 30평정도 될까보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의례적인 말투와 소독약 냄새를 안기기보다는, 이와 같이 작은 공간을 이용하여 잠시나마 예술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몸이 불편한 분에겐 큰 기쁨과 희망은 아닐지라도 작은 위로는 된다.
공자는 논어에서 “40이면 불혹(不惑)이요, 50이면 지천명(知天命)이고, 60이면 이순(耳順)이라”하지 않았던가. 이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삶의 연륜과 함께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사회적 지위에 맞게 행동할 것인가를 시사(示唆)해주는 말이라 하겠다.
의사들은 사회 지도층이라는 미명(美名)하에 오래 전부터 각종 사회봉사활동을 하여왔다. 개인 자격 또는 각종 사회단체와 자선단체를 통한 이런 저런 봉사를 통해 지역민으로부터 존경도 받아왔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의촌 의료봉사로 농어촌, 오지, 벽지에서의 진료와 투약행위였다. 그러나 작금에 와서는 의료보험제도가 정착되고 무의촌이 사라진지 오래고 보면, 재난지역이나 특수시설과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의료봉사는 설 자리를 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젊은 의사들은 모르겠지만 수련과정중에 의무적으로 보건지소에서 1년씩 근무해야 전문의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금석지감(今昔之感)이라 아니할 수 없다.

개중에 사명감 있고 재력 있는 의사는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며 의지할 곳 없는 장애우와 노인, 알코올중독자 등의 소외계층을 무료로 돌보기도 한다. 한때 여러 이야기가 무성했던  음성 꽃동네의 오웅진 신부를 흠모하며......
의료봉사와 복지시설 운영만이 의사의 사회봉사활동은 아니다. 시야를 멀리하여 영역을 넓혀보자. 각각의 처지에 따른 대안(代案)은 있다. 병원 한 구석 자투리를 이용한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 얼마나 멋진가! 병원의 품격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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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복은 1953년에 태어나 회덕초등학교, 대전중학교, 대전고등학교, 충남의대 대학원에서 박사를 마쳤다. 현재 소아과 전문의로 둔산동소재 수정의원 원장으로 있으며 도마동 조달청 부근에 동산도기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019-443-9432,042-484-7775(수정의원),042-534-3453,dongsanmuseum.org(박물관)
 
-위 기사는 '충청인의 뉴스-디트뉴스24'의 '디트 medi'에서 퍼온 글입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6-10-19 11:34:10 bbs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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