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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대낮에 데이트하기 - 동산도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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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6-11-09 10:41 조회 10,36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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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데이트하기 - 동산도기박물관
 
 
2006-10-20 18:20:02     
 
  
대낮에 데이트하기
청명한 하늘, 점차 물들어 가는 단풍, 한낮엔 아직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바람 소슬하니 완연한 가을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잠시 병원 문을 닫고 여직원과 함께 데이트를 즐겨보자. 냉장고에 넣어뒀던 빵과 음료수를 싸들고 가까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같이 가는 거다. 관람료를 받는 시립미술관이나 아주미술관에서는 어림없는 일이지만 작은 사립 박물관에선 먹을거리 우물거리며, 작품을 만져보고 담소하며 마음 편히 구경할 수 있다.
시내에 위치한 동산도기박물관에서는 10월 20일부터 11월 15일까지 국무총리실 복권위원회 지원으로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도자기 100여점을 선정 ‘조선 분청사기와 백자’展을 열고 있다.
이번에 선을 보이는 분청사기와 백자는 분원(分院) 즉 관요(官窯)에서 생산된 왕실용과 관용이 아니라 주로 지방요(地方窯)에서 생산되어 서민의 일상용기로 사용되던 것들이다. 이들 각종 항아리와 병, 사발과 대접, 잔과 접시, 그리고 제기(祭器) 등을 통하여 친근하고 소탈한 조선 도자기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관심을 끄는 중요 유물로는 분청사기철화당초문항아리(粉靑沙器鐵畵唐草紋壺)가 있는데, 15세기 후반~16세기 전반 사이에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일대에서 제작된 것이다. 이 항아리는 기면을 백토로 분장하고 산화철 안료로 당초문을 생동감 있게 그려 넣은 것으로 보통 계룡산 분청이라고 불린다. 동학사 입구 좌측에 이 그릇을 만들었던 가마터가 있는데 관심 있는 사람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현장을 둘러보면 좋겠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희귀한 유물로는 1775년에 만들어진 좌찬성 김홍권(左贊成金弘權)의 청화백자 지석(誌石) 과 1829년에 제작된 참봉 임중로(參奉林仲老)의 지석이 있다. 지석(誌石)은 묘지(墓誌)라고도 하는데 죽은 사람의 성명, 출신지, 선대계보, 가족관계, 관직, 행적, 덕망, 생몰연월일, 묘의 위치, 좌향(坐向) 등을 적어 묘의 주인공의 행적이 어떠했는지를 길이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또한 1652년에 제작된 백자 지석합(誌石盒)이 있는데 전체높이가 23.2cm, 입지름이 32.1cm에 이르는 대형사발로 지석을 담아 땅속에 묻었던 것으로 그 크기에 놀라게 된다. 사진과 해설을 곁들인 160여 쪽의 컬러 도록을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동산도기박물관은 1997년에 현직 소아과 의사가 설립한 대전지역 최초의 사립박물관으로서 주로 토기와 질그릇, 옹기 등의 전통 도기와 그 밖의 문화재를 수집 연구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조선 석간주의 美色’展을 금년 8월에는 ‘거머기 그릇, 시간을 넘어서’展을 열어 시민들의 열띤 호응을 받는 등 이웃 시민을 위한 친근한 박물관으로 자리하였다.
조선시대의 도자기는 크게 분청사기와 백자 두 가지로 나뉜다. 도자기는 발전과정에 있어서 청자에서 백자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 중간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특징적으로 분청사기가 존재하였다. 분청사기와 백자의 공통점은 바탕 색깔이 백색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표출되는 예술적 감흥은 확연히 다르다. 즉 분청사기가 자유분방한 서민적 정서와 함께 관청용의 정형화된 형식을 담아냈다면, 백자는 풍만한 양감과 함께 검소하면서도 단정한 양식을 나타냈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예술 비평가인 영국의 하버트 리드는 “한 나라의 예술과 그 감수성의 정밀함은 그들이 만든 도자기에 의해서 판단하라”라고 지적하였다. 화창한 가을날,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도자기를 감상하면서 선조들의 삶과 심성을 이해하고 전통도자기의 실용성과 예술성을 느꼈으면 한다.
대낮에 여직원과 데이트하기 - 사모님 눈치 안 봐도 되고, 시간과 비용도 들어가지 않고, 뇌에선 엔도르핀 솟고...... 시쳇말로 따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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