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그릇  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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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민족유산일지라도 보전하여

보는 이들의 역사의식과 문화의식을 높이는 동산박물관


질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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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 즉 찰흙으로 만든 흙그릇을 말한다.
      넓게는 무유도기와 사유도기를 총칭하나 엄밀하게는 무유도기 즉 잿물을 입히지 않은 날그릇을 600~800도로 구운 것을 말한다. 소성중 가마의 불길이 셀 때 솔가지를 한꺼번에 많이 넣고 굴뚝과 아궁이를 막아 불완전 환원번조하여 검댕이를 먹이면 질 색깔이 회흑색으로 된다. 거머기 그릇이라고도 한다. 반면에 붉은 질그릇은 바람과 불길이 자연스럽게 들어가도록 산화변조한 것이다.

      질그릇은 형태의 급격한 변화는 없으나 시대와 용도에 따라 조금씩 기종과 기형이 달라졌다. 다양한 쓰임새 즉 식품의 저장, 발효, 가열, 운반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면서 청자나 백자 같은 자기에 비해서 기종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질그릇은 용도에 따라 저장용구, 농사용구, 생활용구, 기타 용구 등으로 분류 할 수 있다.

      1. 저장용구는 쌀독, 물독, 장독, 젓독, 촛병, 중두리 등이 있다.
      2. 부엌용구는 조리용기와 내열용기 그 밖의 용기로 세분 할 수 있는데 조리용기에는 시루, 소줏고리, 떡살, 쳇도리, 조대, 소래기, 함지, 채반, 이남박 등이 있다. 내열용기로는 솥, 약탕기, 투가리, 화로, 풍로 등을 들 수 있다. 그밖의 부엌용구에는 물두멍, 물동이, 밥통, 종발, 양념단지, 뚜껑단지, 항아리, 수저통, 병 등이 있다.
      3. 농사용구로는 오줌장군, 똥장군, 소매구뎅이, 귀때동이, 씨앗통 등이 있다.
      4. 생활용구로는 다리미받침, 재떨이, 술병, 물장군, 자라병, 거북물병, 벼루, 붓통, 좀도리, 대야 등이 있다.
      5. 기타 용구로 굴뚝, 기와, 용두, 잡상, 절통병 등과 같은 건축 재료와 화분, 관솔독, 문어단지, 향로 등을 꼽을 수 있다.

      질그릇을 오랜 기간 애용해 온 것은 다음과 같은 과학적 우수성을 나름대로 사용 경험을 통하여 알았기 때문이다.

      1. 공기를 유통시키는 통기성 즉 스스로 숨쉬는 작용이 있다.
      질그릇은 흙 속의 모래 때문에 조직이 치밀하지 못해 미세한 구멍이 나 있는 다공질 상태여서 공기가 어느 정도 안과 밖으로 통할 수 있다. 그래서 질독이나 항아리, 단지 등에 곡식이나 종자를 보관하면 벌레가 잘 안 생기고 음식물을 보관할 때 내용물이 쉽게 변질되지 않아 오래 저장할 수 있다.

      2. 청정작용이 있다.
      질그릇은 소성 시에 탄소 입자인 검댕이를 입히는데 이것이 방부효과 즉 청정작용을 보인다. 또한 식수를 물독이나 물두멍에 담아 두면 물속의 불순물을 기벽에 흡착시켜 여과 시키는 효과가 있다.

      3. 흡수성이 있어서 수분조절기능을 한다.
      질그릇은 자기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구워지고 다공질이기 때문에 수분을 머금어 그릇 안의 음식물이 제 맛을 간직하게 한다. 즉 떡은 질시루에 쪄야 수분량이 조절되어 떡 고유의 쫀득쫀득한 맛을 내며, 밥은 질밥통에 담아 두어야 윤기와 찰기가 지속되어 온종일 그 맛을 잃지 않는다. 식수를 저장한 물독의 경우 기벽으로 수분을 빨아 들여 몸체 밖으로 기화시키면서 기화열을 빼앗겨 물이 시원하고 장시간 변치 않는다.

      4. 내화성이 있어서 불에 쉽게 터지지 않고 잘 견딘다. 또한 열 함유량이 크고 열전달계수가 작아 불을 오래 간직하고 열전도가 은근하다.
      질그릇은 자연 상태의 유색점토로 만드는데 석영 성분인 모래 알갱이가 내화도를 높여 주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성질을 이용하여 화로, 약탕관, 투가리 등을 만들어 쓴다.

      5. 파손되었을 때 쉽게 자연 상태의 흙으로 환원되는 토화성이 있다.
      사기그릇의 경우 깨졌을 때 흙으로의 환원이 어렵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폐기물로 남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질그릇은 쉽게 부스러져 흙으로 되돌아가는 환경친화적인 그릇이다.

주소 : 충남공주시 반포면 정광터1길 108-8(봉곡리 470) 담당자 : 이정복 문의전화 : 041-858-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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